예전(禮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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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禮典)

총서편(總序編)

옛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예(禮)는 하늘 이치의 절문(節文)이요 사람 일의 의칙(儀則)이라] 하였나니, 사람으로서 만일 예가 없고보면 최령의 가치를 이루지 못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공중 도덕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니, 예법을 정하는 것이 우리 인류 생활에 어찌 중요한 일이 아니리요.
그러나, 과거로부터 전해 오는 예법이 시대의 변천과 국토의 구분에 따라서, 과거에는 적합하던 예법이 현재에 와서는 혹 적합하지 못한 수가 있고, 저 나라에는 적절한 예법이 이 나라에는 혹 적절하지 않을 수가 있나니 마땅히 그 적절한 것만 취하여야 할 것이며, 또는 예법이 처음 성립될 때에는 그 절차가 매양 간략하여 소루(疎漏)한 느낌이 없지 아니하나, 시일이 오래되어 보충과 해석이 많은 때에는 도리어 번잡한 폐단이 생겨서 대중의 실생활에 혹 부합되지 않는 수가 있게 되나니, 마땅히 그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중도를 잡아야 할 것이며, 또는 예의 작법은 대개 대인 접물하는 외경에 많이 관련되는지라, 예의 근본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한갓 형식에 흐르고 외화(外華)를 꾸며서 무슨 방면으로든지 그 때와 장소에 따라 외경만 잘 맞추면 이를 예의의 전체로 알기 쉽나니, 마땅히 그 근본을 찾아서 안으로 닦는 공부를 잘 하여야 할 것이니라.
그런즉, 예의 근본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널리 공경함이니 천만 사물을 대할 때에 항상 공경 일념을 잃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매양 겸양함이니 천만 사물을 대할 때에 항상 나를 낮추고 상대편을 높이는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요, 세째는 계교하지 않음이니 천만 예법을 행할 때에 항상 내가 실례함이 없는가 살피고 상대편의 실례에 계교하지 않는 정신을 가지는 것이니라.
또한 예의는 상하 계급의 차별법을 많이 사용하는지라, 무슨 방면으로든지 차별법만 잘 밝히면 이를 예의의 정체(正體)로 알기 쉬우나, 원리에 있어서는 외경에 나타나기 전에 먼저 마음을 찾고, 차별법이 없는 자리에 주(住)하여 다시 차별법을 쓰는 것이 곧 예의의 전체를 닦는 것이며, 예의의 전체를 닦은 후에야 모든 예법이 다 본원에 돌아와서 천만 작용을 할지라도 지엽에 흐르는 폐단이 없을 것이니, 예를 공부하는 이가 마땅히 이에 크게 힘쓸 것이니라.
우리 회상에서는, 이 여러가지 점을 참작하고 신구간 필요한 예법을 가리어 먼저 통례의 법을 밝히고, 이어서 시대에 적응하고 공도를 본위한 가례와 교례의 모든 절차를 차례로 밝히어 이에 이 [예전]을 편성하노니, 누구든지 이대로 잘 실행한다면 능히 예의 본말(本末)을 아울러 얻는 동시에 세상의 발전 향상에 한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