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요경(佛祖要經)

수심결(修心訣)

34장

만일 번뇌가 담박하고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하여 선을 닦되 닦는 상을 떠나고 악을 끊되 끊는 상을 떠나서 팔풍(八風=利·衰·毁·譽·稱·譏·苦·樂)에 동하지 아니하고 삼수(三受=苦受·樂受·捨受)가 고요한 이는 자성의 정혜를 의지하여 공적 영지를 임의로 운전하고 쌍으로 닦아서 천진하여 짓는 바가 없고 동과 정이 항상 선(禪)인지라 자연의 이치를 성취하거니 어찌 수상문의 대치하는 법을 빌리리오. 병이 없으면 약을 구하지 않나니라. 비록 먼저 문득 깨쳤으나 번뇌가 농후하고 습기가 굳고 무거워서 경계를 대하매 생각 생각이 망정(妄情)을 내고 모든 인연을 만나매 마음 마음이 상대를 지어서 혼침과 산란의 부림을 입어 공적 영지의 떳떳함을 매각한 이는 곧 수상문 정혜를 빌려 대치하는 공부를 잊지 말고 혼침과 산란을 고르게 골라 써 함이 없는 데에 들어가는 것이 곧 마땅한 일이니 비록 대치하는 공부를 빌려 잠간 동안 습기를 조복받으나 먼저 문득 심성이 본래 청정하고 번뇌가 원래 공한 자리를 깨쳤는 고로 곧 점수문 가운데 하열한 근기의 오염수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附·漢文}
若煩惱가 淡薄하고 身心이 輕安하야 於善에 離善하고 於惡에 離惡하야 不動八風하고 寂然三受者는 依自性定慧하야 任運雙修하야 天眞無作하고 動靜常禪이라 成就自然之理어니 何假隨相門對治之義也리오 無病에 不求藥이니라 雖先頓悟나 煩惱濃厚하고 習氣堅重하야 對境而念念生情하고 遇緣而心心作對하야 被他昏亂使殺하야 昧却寂知常然者는 卽借隨相門定慧하야 不忘對治하야 均調昏亂하야 以入無爲가 卽其宜니 雖借對治功夫하야 暫調習氣나 以先頓悟心性이 本淨하고 煩惱가 本空故로 卽不落漸門劣機의 汚染修也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