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요경(佛祖要經)

수심결(修心訣)

28장

곧 통달한 사람의 분상에 정과 혜를 평등하게 가지는 뜻은 공부하는 데 별로 딴 공력을 쓰지 아니하는지라 원래에 스스로 함이 없어서 다시 특별한 처소와 시절이 없을새 빛을 볼 때와 소리를 들을 때에도 다만 이러하며 옷 입고 밥 먹을 때에도 다만 이러하며 대소변 볼 때에도 다만 이러하며 사람을 대하여 말할 때에도 다만 이러하며 행하고 머물고 앉고 누울 때와 혹 말하고 혹 묵묵하고 혹 기뻐하고 혹 성내는 데에 이르기까지 일체 시중에 낱낱이 이와 같이 하되 마치 빈배를 물결에 멍에하매 높은 것을 따르고 낮은 것을 따르는 것과 같으며 물이 산을 끼고 돌매 굽은 곳을 만나면 굽은대로 가고 곧은 곳을 만나면 곧은대로 가는 것과 같아서 마음 마음이 분별이 없나니 오늘에도 헌거롭게 임의로 운전하고 내일에도 헌거롭게 임의로 운전하여 모든 인연을 따라 순하되 막히고 걸림이 없으며 선을 닦되 닦는 상이 없고 악을 끊되 끊는 상이 없어서 순박하고 곧아서 거짓됨이 없고 보고 듣는 것이 심상한지라 한 티끌도 상대되는 것이 없거니 어찌 방탕한 생각을 보내려고 하는 공력을 수고로이 하며 한 생각의 정욕도 내지 않는지라 망녕된 인연을 잊으려고 하는 힘을 빌릴 것이 없나니라.

{附·漢文}
則達人分上에 定慧等持之義는 不落功用이라 元自無爲하야 更無特地時節일새 見色聞聲時에 但伊麽하며 着依喫飯時에 但伊麽하며 屙屎送尿時에 但伊麽하며 對人接話時에 但伊麽하며 乃至行住坐臥或語或默或喜或怒히 一切時中에 一一如是호대 似虛舟駕浪에 隨高隨下하며 如流水轉山에 遇曲遇直하야 而心心無知니 今日에 騰騰任運하고 明日에 任運騰騰하야 隨順衆緣호대 無障無碍하며 於善於惡에 不斷不修하야 質直無僞하고 視聽尋常이라 卽絶一塵而作對어니 何勞遣蕩之功이며 無一念而生情이라 不假忘緣之力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