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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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

제12 실시품(實示品)

2장

대종사 하루는 실상사에 가시었더니, 때에 노승 두 사람이 한 젊은 상좌에게 참선(參禪)을 하라 하되 종시 듣지 아니한다 하여 무수히 꾸짖고 나서, 대종사께 고하기를 [저런 사람은 당장에 천 불이 출세하여도 제도하지 못하리니 이는 곧 세상에 버린 물건이라.] 하거늘 대종사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화상(和尙)들이 저 사람을 생각하기는 하였으나 저 사람으로 하여금 영영 참선을 못하게 하는 것도 화상들이로다.] 하시니, 한 노승이 말하기를 [어찌하여 우리가 저 사람에게 참선을 못 하게 한다 하시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남의 원 없는 것을 강제로 권하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영영 그 일을 싫어하게 함이니라. 내가 지금 화상에게 저 산의 바위 속에 금이 들었으니 그것을 부수고 금을 캐라고 무조건 권하면 화상은 곧 나의 말을 믿고 바로 채굴을 시작하겠는가.] 노승이 한참 동안 생각한 후에 말하기를 [그 말씀을 믿고 바로 채굴은 못 하겠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화상이 그와 같이 확신을 하여 주지 않는데 내가 만일 강제로 권하면 화상은 어찌하겠는가. 필시 내 말을 더욱 허망하게 알고 말 것이니, 저 사람은 아직 참선에 대한 취미도 모르고 아무 발원도 없는데, 그것을 억지로 권함은 저 사람으로 하여금 참선을 도리어 허망하게 알게 함이요, 허망하게 아는 때에는 영영 참선을 아니할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이는 사람 제도하는 묘방이 아니니라.] 노승이 말하기를 [그러하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제도하는 묘방이 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저 바위 속에 금이 든 줄을 알았거든 내가 먼저 채굴하여다가 그것을 광채 있게 쓰면 사람들이 나의 부유해진 연유를 알고자 하리니, 그 알고자 하는 마음의 정도를 보아서 그 내역을 말하여 준다면 그 사람들도 얼마나 감사히 그 금을 채굴하려 할 것인가. 이것이 곧 사람을 제도하는 묘방일까 하노라.] 노승들이 고쳐 앉으며 말하기를 [선생의 제도하시는 방법은 참으로 광대하나이다.]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