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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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

제8 불지품(佛地品)

15장

대종사 선원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범부들은 인간락에만 탐착하므로 그 낙이 오래가지 못하지마는 불보살들은 형상 없는 천상락을 수용하시므로 인간락도 아울러 받을 수 있나니, 천상락이라 함은 곧 도로써 즐기는 마음락을 이름이요, 인간락이라 함은 곧 형상 있는 세간의 오욕락을 이름이라, 알기 쉽게 말하자면 처자로나 재산으로나 지위로나 무엇으로든지 형상 있는 물건이나 환경에 의하여 나의 만족을 얻는 것은 인간락이니, 과거에 실달(悉達)태자가 위는 장차 국왕의 자리에 있고 몸은 이미 만민의 위에 있어서 이목의 좋아하는 바와 심지의 즐거워하는 바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락이요, 이와 반면에 정각을 이루신 후 형상 있는 물건이나 환경을 초월하고 생사 고락과 선악 인과에 해탈하시어 당하는대로 마음이 항상 편안한 것은 천상락이니, 옛날에 공자(孔子)가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을지라도 낙이 그 가운데 있으니, 의 아닌 부와 귀는 나에게는 뜬 구름 같다" 하신 말씀은 색신을 가지고도 천상락을 수용하는 천인의 말씀이니라. 그러나, 인간락은 결국 다할 날이 있으니, 온 것은 가고 성한 것은 쇠하며, 난 것은 죽는 것이 천리의 공도라, 비록 천하에 제일 가는 부귀 공명을 가졌다 할지라도 노·병·사의 앞에서는 저항할 힘이 없나니 이 육신이 한 번 죽을 때에는 전일에 온갖 수고와 온갖 욕심을 다 들여 놓은 처자나 재산이나 지위가 다 뜬 구름같이 흩어지고 말 것이나, 천상락은 본래 무형한 마음이 들어서 알고 행하는 것이므로 비록 육신이 바뀐다 할지라도 그 낙은 여전히 변하지 아니할 것이니,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 집에서 살 때에 재주가 있던 사람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지라도 재주는 그대로 있는 것과 같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