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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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2 예도편(禮道編)

13장

또 묻기를 [영모전 위패에 대종사에게 여래의 명호를 바쳤사온데 종래 불교에서는 서가모니불 이외에는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한 명호이오니 혹 외람되이 생각하는 이가 있지 아니하오리까.] 답하시기를 [여래는 부처님의 열가지 명호 중 하나로서 대단히 존중한 명호인 것이 사실이나, 여래의 명호를 가지신 어른이 한 분에만 그치고 다시 이어 나오는 인물이 없다면 이는 쇠퇴하는 불교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요, 또는 그러한 인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히 그 명호를 금한다면 이는 정신적 제압에 지나지 못할 것이니라.
우리가 추상으로 생각하여 보아도 서가모니불께서 삼천년 동안에 중생을 위하사 여러 번 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것인데 그 한 부처님 한 법력으로써 같은 명호를 갖지 못하셨다면 도리어 이치에 모순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 회상에서는 여섯 가지 법위 가운데 대각 여래위의 최고 법위를 정식으로 두어서 대종사 뿐 아니라 어느 대를 막론하고 선진 도인이 인가를 하시든지 또는 많은 대중이 일제히 봉대할 때에는 그 실력을 따라 여래의 명호를 제한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그러나 이것이 그 중한 명호를 함부로 쓰는 것도 아니요, 또는 종래의 법통을 문란히 하는 것이 아니라, 법위를 올릴 때에는 반드시 승진에 대한 조례가 있고, 법통에 대하여도 조상은 조상이요 자손은 자손인 그 대수(代數) 구분이 역역히 있나니, 이를 무조건하고 외람이라고만 평한다면 다시 변명할 것이 없지마는 만일 조리를 찾아서 말한다면 이것이 외람이 아니라 도리어 불법의 문을 크게 열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