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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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2 예도편(禮道編)

9장

또 묻기를 [모든 의식 가운데 법신불을 상대로 하거나 열반인의 영을 상대로 하는 것이 오직 무형한 마음으로써 무형한 세계를 상대하게 되었사오니 이것을 한갓 신앙적으로 생각하오면 다시 더 이론을 부칠 것이 없사오나 만일 현실적 해석으로 본다면 무형한 가운데 서로 감응된다는 것이 좀 이해하기 어렵지 아니하오리까.] 답하시기를 [우주 만유의 본원은 법신불의 체요, 그 체 가운데에 한 기운이 순환하여 천변 만화를 행하는 것은 법신불의 용이요, 그 체용 가운데에 형상도 없고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서 무엇으로 가히 말할 수가 없으나 항상 허령 불매하여 엄연히 체용을 주재하는 것은 법신불의 영지(靈知)니, 체와 용과 영지가 다 법신불 하나이며 우리들의 육체와 기운과 마음도 또한 법신불의 한 분자로서 서로 통하여 둘이 아니니, 그 둘이 아니므로 생로병사와 인과 보응이 다 법신불의 도를 따라 호리도 어긋나지 않는 것이요, 그 둘이 아니므로 마음에 법신불을 상대하여 무슨 서원을 올린 때에도 일심이 지극하면 자연 우주의 위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며, 그 둘이 아니므로 열반인의 영을 상대하여 무슨 행사를 할 때에도 일심이 지극하면 비록 어떠한 세계에 있을지라도 서로 통하여 감응되고 또는 그 위력이 미쳐 가나니 이것이 곧 일원의 융통한 진리니라. 무선 전신을 이용하면 천만리 밖의 소리를 듣게 되는 것도 기운이 서로 통한 까닭이며, 무정한 식물도 그 주위에 비료를 주면 자연히 흡수할 줄 아는 것도 서로 통한 까닭이니, 만일 이 둘 아닌 이치를 통달하며 또는 모든 현실이 다 무형한 가운데 근원된 이치를 깨친다면 무형한 마음으로써 무형한 세계를 상대하는 것이 과히 이해하기 어렵지 아니 할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