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4년(1919·己未) 7월 16일에, 대종사, 단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이 지금까지 기도해 온 정성은 심히 장한 바 있으나, 나의 증험하는 바로는 아직도 천의(天意)를 움직이는 데는 그 거리가 먼 듯하니, 이는 그대들의 마음 가운데 아직도 어떠한 사념(私念)이 남아 있는 연고라, 그대들이 사실로 인류 세계를 위한다고 할진대,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도덕의 구원만 받는다면 조금도 여한 없이 그 일을 실행하겠는가] 하시니, 단원들이 일제히 [그러하겠읍니다]고 대답하였다. 대종사, 더욱 엄숙하신 어조로 [옛 말에 살신 성인이란 말도 있고, 또는 그를 실행하여 이적을 나툰 사람도 있었으니, 그대들이 만일 남음 없는 마음으로 대중을 위한다면 천지 신명이 어찌 그 정성에 감동치 아니하리요. 멀지 않은 장래에 대도 정법이 다시 세상에 출현되고 혼란한 인심이 점차 정돈되어 창생의 행복이 한 없을지니, 그리 된다면, 그대들은 곧 세상의 구주요, 그 음덕은 만세를 통하여 멸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런즉 그대들은 각자의 실정으로 대답해 보라] 하시니, 9인은 잠간 비장한 태도를 보이다가 곧 일제히 희생하기로 고백하였다. 대종사, 크게 칭찬하시며, 이에 10일간 치재를 더하게 하시어, 다음 기도일(7월26일)을 최후 희생일로 정하고, 그 날 기도 장소에 가서 일제히 자결 하기로 약속하였다. 7월 26일(음)에, 9인은 모두 만면(滿面)한 희색으로 시간 전에 일제히 도실에 모이는지라, 대종사, 찬탄함을 마지 아니하시었다. 밤 8시가 되매, 대종사, 청수를 도실 중앙에 진설케 하시고, 각자 가지고 온 단도를 청수상 위에 나열케 하신 후, 일제히 [사무여한]이라는 최후 증서를 써서 각각 백지장(白指章)을 찍어 상(床)위에 올리고, 결사(決死)의 뜻으로 엎드려 심고(伏地心告)하게 하시었다. 대종사, 증서를 살펴 보시니, 백지장들이 곧 혈인(血印)으로 변하였는지라, 이를 들어 단원들에게 보이시며 [이것은 그대들의 일심에서 나타난 증거라] 하시고, 곧 불살라 하늘에 고(燒火告天)하신 후 [바로 모든 행장을 차리어 기도 장소로 가라] 하시었다. 대종사, 한참 후에 돌연히 큰 소리로 [내가 한 말 더 부탁할 바가 있으니 속히 도실로 돌아오라]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마음은 천지 신명이 이미 감응하였고 음부 공사가 이제 판결이 났으니, 우리의 성공은 이로 부터 비롯하였다. 이제 그대들의 몸은 곧 시방 세계에 바친 몸이니, 앞으로 모든 일을 진행할 때에 비록 천신 만고와 함지 사지를 당할지라도 오직 오늘의 이 마음을 변하지 말고, 또는 가정 애착과 오욕의 경계를 당할 때에도 오직 오늘 일만 생각한다면 거기에 끌리지 아니할 것인즉, 그 끌림 없는 순일한 생각으로 공부와 사업에 오로지 힘쓰라] 하시었다. 9인은 대종사의 말씀을 듣고 여러 가지 이해는 얻었으나, 흥분된 정신이 쉽게 진정되지 아니하였다. 11시가 지난 뒤, 대종사, 다시 일제히 중앙봉에 올라가 기도를 마치고 오라 하신 후, 돌아 온 단원들에게 법호(法號)와 법명(法名)을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전 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世界公名)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 하시니, 이것이 거룩한 백지 혈인(白指血印)의 법인 성사(法認聖事)였다. 9인의 법호 법명은 일산 이 재철(一山李載喆)·이산 이 순순(二山李旬旬)·삼산 김 기천(三山金幾千)·사산 오 창건(四山吳昌建)·오산 박 세철(五山朴世喆)·육산 박 동국(六山朴東局)·칠산 유 건(七山劉巾)·팔산 김 광선(八山 金光旋)·정산 송 규(鼎山宋奎)였다. 그 후로도 단원의 기도는 여전히 계속하여 모든 절차에 조금도 해이함이 없더니, 그 해 10월, 대종사의 명에 의하여 드디어 해재(解齋)하였다. 이 9인 기도와 법인 성사는 곧 무아 봉공의 정신적 기초를 확립하고, 신성·단결·공심을 더욱 굳게 한 새 회상 건설의 일대 정신 작업이었다.
원불교교사(圓佛敎敎史)
제1편 개벽(開闢)의 여명(黎明)
제4장 회상 건설(會上建設)의 정초(定礎)
5. 백지 혈인의 법인 성사
원기 4년(1919·己未) 7월 16일에, 대종사, 단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이 지금까지 기도해 온 정성은 심히 장한 바 있으나, 나의 증험하는 바로는 아직도 천의(天意)를 움직이는 데는 그 거리가 먼 듯하니, 이는 그대들의 마음 가운데 아직도 어떠한 사념(私念)이 남아 있는 연고라, 그대들이 사실로 인류 세계를 위한다고 할진대,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도덕의 구원만 받는다면 조금도 여한 없이 그 일을 실행하겠는가] 하시니, 단원들이 일제히 [그러하겠읍니다]고 대답하였다.-br-대종사, 더욱 엄숙하신 어조로 [옛 말에 살신 성인이란 말도 있고, 또는 그를 실행하여 이적을 나툰 사람도 있었으니, 그대들이 만일 남음 없는 마음으로 대중을 위한다면 천지 신명이 어찌 그 정성에 감동치 아니하리요. 멀지 않은 장래에 대도 정법이 다시 세상에 출현되고 혼란한 인심이 점차 정돈되어 창생의 행복이 한 없을지니, 그리 된다면, 그대들은 곧 세상의 구주요, 그 음덕은 만세를 통하여 멸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런즉 그대들은 각자의 실정으로 대답해 보라] 하시니, 9인은 잠간 비장한 태도를 보이다가 곧 일제히 희생하기로 고백하였다. 대종사, 크게 칭찬하시며, 이에 10일간 치재를 더하게 하시어, 다음 기도일(7월26일)을 최후 희생일로 정하고, 그 날 기도 장소에 가서 일제히 자결 하기로 약속하였다. -br-7월 26일(음)에, 9인은 모두 만면(滿面)한 희색으로 시간 전에 일제히 도실에 모이는지라, 대종사, 찬탄함을 마지 아니하시었다. 밤 8시가 되매, 대종사, 청수를 도실 중앙에 진설케 하시고, 각자 가지고 온 단도를 청수상 위에 나열케 하신 후, 일제히 [사무여한]이라는 최후 증서를 써서 각각 백지장(白指章)을 찍어 상(床)위에 올리고, 결사(決死)의 뜻으로 엎드려 심고(伏地心告)하게 하시었다. 대종사, 증서를 살펴 보시니, 백지장들이 곧 혈인(血印)으로 변하였는지라, 이를 들어 단원들에게 보이시며 [이것은 그대들의 일심에서 나타난 증거라] 하시고, 곧 불살라 하늘에 고(燒火告天)하신 후 [바로 모든 행장을 차리어 기도 장소로 가라] 하시었다.-br-대종사, 한참 후에 돌연히 큰 소리로 [내가 한 말 더 부탁할 바가 있으니 속히 도실로 돌아오라]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마음은 천지 신명이 이미 감응하였고 음부 공사가 이제 판결이 났으니, 우리의 성공은 이로 부터 비롯하였다. 이제 그대들의 몸은 곧 시방 세계에 바친 몸이니, 앞으로 모든 일을 진행할 때에 비록 천신 만고와 함지 사지를 당할지라도 오직 오늘의 이 마음을 변하지 말고, 또는 가정 애착과 오욕의 경계를 당할 때에도 오직 오늘 일만 생각한다면 거기에 끌리지 아니할 것인즉, 그 끌림 없는 순일한 생각으로 공부와 사업에 오로지 힘쓰라] 하시었다. 9인은 대종사의 말씀을 듣고 여러 가지 이해는 얻었으나, 흥분된 정신이 쉽게 진정되지 아니하였다.-br-11시가 지난 뒤, 대종사, 다시 일제히 중앙봉에 올라가 기도를 마치고 오라 하신 후, 돌아 온 단원들에게 법호(法號)와 법명(法名)을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전 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世界公名)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 하시니, 이것이 거룩한 백지 혈인(白指血印)의 법인 성사(法認聖事)였다. 9인의 법호 법명은 일산 이 재철(一山李載喆)·이산 이 순순(二山李旬旬)·삼산 김 기천(三山金幾千)·사산 오 창건(四山吳昌建)·오산 박 세철(五山朴世喆)·육산 박 동국(六山朴東局)·칠산 유 건(七山劉巾)·팔산 김 광선(八山 金光旋)·정산 송 규(鼎山宋奎)였다.-br-그 후로도 단원의 기도는 여전히 계속하여 모든 절차에 조금도 해이함이 없더니, 그 해 10월, 대종사의 명에 의하여 드디어 해재(解齋)하였다. 이 9인 기도와 법인 성사는 곧 무아 봉공의 정신적 기초를 확립하고, 신성·단결·공심을 더욱 굳게 한 새 회상 건설의 일대 정신 작업이었다.-br-